my life

아르헨티나에서 시간

붕둥구리 2024. 8. 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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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에서 색다른 여행을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정말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많다고 한다.

patagonia
salta

그것에 비하면 내가 지내는 로사리오는 굉장히 노잼 도시이다.

 

이번 여행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보러 가고도 싶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로사리오라는 쪼그만 도시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며 느끼는 점을 기록하고 싶다.

 

fedrico와 파라나 강을 건넜다
강 건너편에서 마테차를 즐기며 쉬는 중

 

로사리오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만난 것 같다. 살면서 제일 많은 사람들을 만난 기간이 아닐까 싶다. 같은 방향으로 길을 걷다가, 카페 점원과, 모든 사람과 대화하고 인연을 만들어 가는 듯 하다. 로사리오에서 만난 fedrico가 스페인어 수업도 해주고 있다. 마드리드에서 6개월간 배운 스페인어보다 여기서 2달간 배운 스페인어가 훨씬 큰 것 같다. 친구가 가르쳐준 스페인어로 테니스장에서, 길거리에서 계속 대화하니 말문이 자연스레 트는 것 같다.

 

내가 영어를 할 수 있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창문 하나가 생긴 것 처럼 스페인어를 하면서 새로운 눈이 띄어지는 것 같다.

 

fedrico 따라서 대학교 재무 수업 청강을 한다. 교수님이 아무런 의구심 없이 나를 반겨 주시고, 수업에서 만난 친구들과 자주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이였으면 많이 달랐을텐데 신기하다.

 

여기는 길 가는 사람들에게 쉽게 como te va? 를 외친다. 한국어로는 마땅한 번역이 없어서 한국에서 외치고 다니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를 따뜻하게 반겨준 친구들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대화" 를 대하는 태도일 것이다.

 

테니스 매칭 앱 스매시 캡처

 

스매시 앱을 캡처한 것인데, 한국에서는 스몰토크 문화가 많이 없다. 아르헨티나의 문화에 적응해서 위 캡처를 읽으니 충격적이다. "솔직히 궁금하지 않음"

 

여기서는 만나는 모든 사람이 나에 대해 궁금해 한다. 물론 외국인이여서 그런게 크겠지만 여기서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을 유심히 옆에서 들어보면 나뿐만 아니라 옆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고 계속 대화하며 시간을 보낸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이마트에서 만난 낯선 사람에게 그 제품 어디 있어요? 물어본다면 대화가 굉장히 빨리 끝날 것이고 더 물어보더라도 빨리 장 보러 서로 바쁠 것이다. 여기는 그의 정 반대이다.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대화를 걸면, 나 바빠서 먼저 가야돼요 라는 기분을 느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계속해서 대화를 한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로, 대화에 귀중한 시간을 쓰는 것을 굉장히 값지다고 모두들 이야기한다.

 

클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고 나를 피하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한국에서의 삶을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다. 우리는 시간을 어디에 썼을 때 값지다고 생각할까? (공부, 회사, 돈 버는 것, 쇼핑, 유튜브 이런 것들이 아닐까?)

 

이어서,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일주일 일과를 대략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평일은 한국과 비슷하다. 일하거나 학업 이후에는 운동을 하나씩 다 한다. 금요일 밤에는 파티를 즐기고, 토요일은 스포츠 클럽에서 가족과 함께 스포츠를 즐긴다. 토요일 밤에 또 파티를 즐기고, 일요일에는 할머니 집에 가서 시간을 보낸다.

 

이 일과에서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스포츠에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알 수 있다.

jockey club rosario - 친구 럭비 경기를 보러 갔다
jockey club rosario - catalina 는 여기서 일한다

 

 

club athletico provincial .. 그리고 wimbledon bar 내가 정말 가장 그리워 할 것이다. 

나도 여기 클럽 일원으로 정이 많이 들었다.

 

오늘 오랜만에 카카오톡에 들어가서 친구 프로필 사진을 쭉 .. 내려 봤다. 사람들이 유럽에 있는 것 같았다. 다 해외에서 찍은 사진들이 있고 각자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덜 궁금해 할까? 이미 너무 많은 정보가 휴대폰에 있어서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해 덜 궁금해지는 것일까? 여기 사람처럼 여유롭게 대화하고 싶다. 로사리오에서 이 여유를 나도 조금씩 배워 간다.

 

 

https://www.youtube.com/watch?v=DUT5rEU6pqM

 

내가 요즈음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글을 마무리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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